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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에 돈 보관하고 조직에는 “잃어버렸다”..’촉’ 발동한 경찰에 잡혀

평화지구대를 찾아온 남성 [전북 익산경찰서 평화지구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평화지구대를 찾아온 남성 [전북 익산경찰서 평화지구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익산=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조직에 보낼 피해자 돈을 ‘꿀꺽’할 요량으로 경찰에 허위 분실 신고를 했다가 철창신세를 지고 있다.파워볼게임

이 남성은 보이스피싱 조직에 “돈을 잃어버렸다”고 거짓 보고하고선 신고 이력을 남기려고 경찰 지구대에 제 발로 찾아갔다.

A(33)씨가 전북 익산경찰서 평화지구대 문턱을 넘은 것은 지난달 27일 오후 5시 20분께.

교대 시간을 앞두고 지구대 안은 다소 혼잡했다.

크로스백을 멘 A씨는 경찰관들에게 “가방에 돈을 넣어놓았는데 사라졌다.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남성이 잃어버렸다는 돈은 모두 2천50만원이다.

경찰관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김새와 옷차림 등을 훑었다.

마스크를 쓴 채 깊게 눌러쓴 모자. 30대 남성이 일반적으로 착용하지 않는 작은 크기의 크로스백.

경찰관들은 A씨 행색이 다소 수상했지만,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애닳는 일이기에 돈을 찾으려고 함께 지구대를 나섰다.

A씨 진술대로라면 분실 지점은 익산시 평화사거리부터 농협까지 수백m 사이다.

경찰관들은 이곳으로 이동하면서 A씨에게 계속 질문을 던졌다.

돈의 출처를 묻자 A씨는 재직 중인 회사 공금이라 답했지만, 인터넷을 검색하니 그 회사는 폐업한 지 오래였다.

여러 질문에 A씨가 명확히 대답하지 못하자 경찰관들의 ‘촉’이 발동했다.

익산경찰서 지능팀에 지원을 요청해 도착한 형사들은 A씨 휴대전화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령을 받은 텔레그램 대화 기록을 확인했다.

그제야 A씨는 ‘피해자에게 받은 돈을 잃어버렸다고 조직에 보고했다. 경찰에 신고 이력을 남기고 이 돈을 내가 쓰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경찰관들은 A씨가 머무르는 모텔방에서 누군가에게 송금받은 2천50만원을 회수했다.

평화지구대 관계자는 “오만원권 다발로 2천만여원을 잃어버렸다는데, A씨의 행색과 명확하지 않은 답변 등이 수상했다”며 “‘뭔가 있다’고 직감하고 A씨를 조사하니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익산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씨를 구속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국방과학연구소]천궁 개발을 착수하던 당시 공군은 방공 전력으로 1950년대 미국 공군에서 개발한 호크와 나이키를 운용하고 있었다. 무기체계의 노후화, 장기 국방기술 전략 등을 고려해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됐고, 합참에서는 1994년 전력화시기와 군 요구 성능 등을 반영해 소요를 결정했다.홀짝게임

국방과학연구소는 1998년부터 체계개념연구와 탐색개발을 통해 핵심기술을 개발한 후, 2006년에 ‘철매-Ⅱ’라는 사업명으로 천궁의 체계개발에 착수해 2011년 말 개발을 완료했다. 천궁 개발을 착수하던 시기에 중·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를 개발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등과 탄도탄 방어 무기체계인 애로우(Arrow)를 개발하고 있던 이스라엘이 전부였다. 일부 선진국만이 개발에 성공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를 국내 개발하겠다는 계획은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노후화되고 있는 호크를 대체할 무기체계를 반드시 국내에서 개발해야한다는 당위성은 설득력이 있었다. 많은 핵심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천궁을 개발할 경우, 우리나라의 유도탄 기술을 한 단계 도약 시킬 수 있다는 점도 주요한 고려사항이었다.

당시 연구소는 지대지 유도무기 현무를 개발한 후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마, 함대함 유도무기 해성을 개발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부족한 기술과 한정된 예산으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무기체계를 어떻게 개발에 성공하느냐가 큰 과제였다.

▲ 천궁 유도탄 초기회전방식, 어떻게 확정됐나= 천궁 유도탄은 빠른 속도와 높은 기동성을 요구한다. 연구소는 천마 유도탄의 설계 경험을 가지고 있었으나 꼬리 날개만 있는 고속 고기동 유도탄 형상 설계는 또 다른 차원의 기술이었다. 연구소는 1999년 말까지도 유도탄 형상 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가장 큰 이슈는 유도탄 발사 후 진행 방향을 바꾸는 초기회전방식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개발 초기에는 추진기관의 추력을 일부 사용하는 제트베인 방식을 적용하기로 하고 구성품을 제작해 각종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설계를 확정하려 했으나 유도탄 무게가 최초 예상 무게보다 크게 증가했다.

또한 무거운 제트베인이 뒷부분에 장착되면서 유도탄의 무게 중심이 후방 쪽으로 치우쳐 유도조종 안정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많은 논란 끝에 결국 제트베인을 떼어내고 미사일 옆면에서 별도의 추진력을 내는 측추력기를 이용하는 초기회전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어느 선진국에서도 시도해 본적이 없던 새로운 초기회전방식이었다. 측추력기는 유도조종 종말 단계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설계한 것이었는데 초기회전 단계에서도 일부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측추력기에 의한 초기회전방식은 천궁의 여러 가지 특징들 중의 하나가 됐다.

▲ 어부가 전해준 잊지 못할 선물= 천궁의 탐색개발 단계에서는 세 차례의 유도탄 사격시험이 실시됐다. 2004년 4월부터 실시한 1차와 2차 사격시험은 모두 실패했다. 1차 사격시험의 실패원인은 추진기관과 유도탄 동체의 오동작으로 추측됐다. 2차 사격시험의 실패원인은 발사관의 사출판 설계 오류가 주원인일 것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이 내려진 상태였다.

하지만 2005년 7월 초로 예정된 3차 사격시험 준비가 임박했을 때, 어느 어부가 사격 시험장 앞바다에서 건진 유도탄 잔해물이 종합시험단에 전달됐다.

부품번호를 확인한 순간 놀랍게도 해당 잔해물은 1차 사격시험의 유도탄 잔해물이었다. 잔해물을 분해한 후 추진기관을 살펴보자 연소관의 노즐 조립부 근처에서 구멍을 발견할 수 있었다. 1차 사격시험 후 추진기관이 연소 말기에 구멍이 나면 측추력이 발생해 유도탄 오작동을 설명할 수 있다는 원인분석 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추진기관에 구멍이 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던 추진기관 연구팀은 그동안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설계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추진기관 구조물은 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내열재를 내부에 부착하는데 이 내열재에서 발생한 기포가 원인이었다. 덕분에 연구팀은 개발 초기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었고, 새로운 공법을 개발해 신뢰성을 향상했다. 그 후 2011년 5월 20일에 실시한 유도탄 사격시험이 성공해 14년간 진행해 온 천궁 개발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천궁은 2020년 4월 마지막으로 군에 인도됐다. 첨단 유도무기 기술의 집약체인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국방과학기술은 한단계 도약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한국 해군 대형수송함 마라도함이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정박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 해군 대형수송함 마라도함이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정박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우리 영토에서 떠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가 있는데 항공모함이 필요해요?”홀짝게임

지난달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 회의장. 52조원이 넘는 내년도 국방예산안을 놓고 의원들과 정부측 간의 줄다리기가 한창이었다.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경항공모함 사업 심의에서였다. 방위사업청과 해군은 “사업 추진 여지를 남겨달라”며 착수금 10억원 반영을 거듭 요청했으나, 연구용역비 1억원만 포함됐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52조8401억원 규모의 내년도 국방예산안을 의결했다. 국방부가 지난 8월 ‘2021~2025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탑재 경항모 건조를 공언한 지 4개월만에 이같은 일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형 경항공모함 상상도.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형 경항공모함 상상도.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과도한 욕심 부리기” “주변국 위협 대응”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국방위 예산심사소위에서는 경항모 사업과 관련해 국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과 안규백 의원은 101억800만원, 김병주 의원은 10억원 증액 의견을 제시했다.

기획재정부가 방사청이 올린 내년 사업예산 101억원을 전액 삭감한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비용은 마련해주자는 취지였다.

소위에 참석한 방위사업청 서형진 차장은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이 사업(경항모)은 특별히 검토해 10억 정도는 반영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항모 사업 관련 타당성조사나 사업추진기본전략 수립 절차가 끝나지 않아 예산 책정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논쟁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국민의힘 신원식, 윤주경 의원은 “경항모는 북한 위협에 대응에 소용이 없다. 경항모 유지비 때문에 10~20년 후에는 국방비 다 여기에 넣어야 한다”며 “경항모가 미래 안보위협에 필요하다고 그러면 그때 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정일식 소장은 “북한에 압도적 우위를 갖고 전쟁에 임하는게 필요하다”며 “중국은 항모 2척을 갖고 있고 6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일본도 이즈모함을 항모로 개조할 방침인데, 주변국들이 우리 해역을 위협하면 우리도 최소한의 억제전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신 의원은 “우리가 지금 멋부릴때가 아니다. 더 성능좋은 이지스함과 구축함을 만들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은 대형 잠수함이 잠항하면 못 건드린다. 해군은 우리 안보에 맞는 전력건설 방향을 세워 보라”고 반박했다.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도 “(경항모는) 언젠가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아니다. 우리가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것 같다”며 “1년 정도 더 토론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해군 F-35B가 항모 퀸 엘리자베스 갑판에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 제공
영국 해군 F-35B가 항모 퀸 엘리자베스 갑판에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 제공

반면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서는 경항모가 필요하다”며 “아직 확정된 사업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방사청이 요청한) 10억은 가능성을 더 타진하는 수준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의원들의 부정적 의견이 지속되자 황 의원은 “경항모의 적절성을 따지는 용역을 위해 1억이라도 예산을 마련해주는 것이 아떠냐”며 “용역이라는 것은 앞으로 더 검토하라는 이야기다”라고 제안했다.

이에 신 의원은 “부대의견으로 ‘합참이 주관한다’고 해야 한다. 국방부나 합참 주관 하에 공청회 등을 통해 소요연구를 하라고 해주시면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방사청도 이를 수용해 내년도 경항모 사업비는 1억원으로 결정됐다.

다음날은 12일, 국방위 전체회의. 여기서도 경항모는 논쟁거리였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항모는 대국들이 세계를 상대로 운용하는 것이다. 이 좁은 나라에서 무슨 항공모함이 필요하냐. 차라리 핵잠수함에 전력하는 것이 더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도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항모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다. F-35A 도입이 먼저 가야 한다”고 말했다.반면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바다를 재패하는 자가 세계를 재패한다. 미래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경항모 사업은)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해진 예산안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 해병대 F-35B가 비행시험을 마치고 착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 해병대 F-35B가 비행시험을 마치고 착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지 여론 확보와 절차적 정당성 미비

무기도입사업은 규모가 매우 크고, 국방비 증액에 부정적인 시각을 잠재우기가 어렵다. 소요제기서부터 실제 양산까지 최대 10년 안팎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사업 기간도 길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바뀌거나 기획재정부, 국회 등의 반대에 직면하면 사업은 장기화되고 비용도 늘어난다. 

실제 CH-47 수송헬기 성능개량 사업의 경우 2007년 소요결정이 내려진 이후 선행연구만 4차례를 진행했다. 사업방식도 변경되면서 13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도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경항모 사업은 지난해 7월 장기 신규 소요결정이 내려진 이후 지난 10월까지 개념설계를 포함한 선행연구가 이뤄졌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관 전력소요검증이 이달까지 진행되며, 내년 4월까지 사업추진기본전략과 사업 타당성조사가 이뤄진다. 내년 12월부터 기본설계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경항모가 모습을 드러내는 시기는 2033년. 언뜻 보면 13년이라는 시간은 충분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120㎜ 자주박격포 사업이 2006년 소요결정된 이후 최초 양산까지 14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시간적 여유가 없다. 

사업 추진과정을 면밀하게 구성해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년부터 사업에 본격 착수해야 한다.문제는 사업 타당성조사 결과는 내년 전반기에 나오는데, 국회의 내년도 국방예산 심사와 승인은 올해 말이라는 점이다. 예산안이 통과되려면 사업 타당성조사 결과가 필요한데, 경항모 사업은 사업 타당성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원칙대로라면 예산 승인을 받을 수 없었던 셈이다. 

중국 해군 항모 랴오닝호가 항해훈련을 위해 출항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중국 해군 항모 랴오닝호가 항해훈련을 위해 출항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경항모 전력화 결정을 담은 국방중기계획이 8월에 확정되면서 9월 국회에 제출된 정부 예산안에 제대로 반영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회로’도 있기는 하다. 국방획득사업이 1년 이상 지체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쪽지예산’처럼 국회 심사과정에서 신규로 증액되는 경우가 꽤 있다.

기획재정부가 삭감했지만 군 당국이 국회에 강력하게 요청하면 국회가 일정 예산을 반영해 주는 방식이다. 

실제 내년 국방예산에서는 항공통제기 2차, 군위성통신체계-Ⅱ, 공군 방공통제소(MCRC) 성능개량, K200 장갑차 성능개량 등의 사업이 국회 심의에서 새로 반영됐다. 

하지만 경항모는 사실상 전액 삭감이나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업 타당성 조사 문제와 더불어 경항모 건조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엇갈리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경항모 보유를 주장하는 측은 중국이 4개 항모전투단 확보를 시도하고, 일본은 헬기호위함 이즈모함과 가가함을 항모로 개조해 F-35B를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주변국에 의한 해양 안보 위협이 커질 것이므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미 해군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 한국형 경항모와 유사한 형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 해군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 한국형 경항모와 유사한 형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반면 경항모를 보호할 구축함과 호위함, 잠수함 확보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며, 작전반경이 좁은 한반도에서 항모의 군사적 효용이 크지 않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경항모 사업의 정상 추진 여부는 부정적 여론을 군 당국이 얼마나 잠재우느냐와 국방획득절차의 신속한 처리에 달려 있는 셈이다. 하지만 사업 타당성 조사 등의 절차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고, 이번처럼 1년이 늦어지는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우려도 있다.

기획재정부나 국회 등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여야 부정적 여론을 잠재울 수 있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부정적 반응조차 사전에 막지 못한 상황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내년 이후 경항모 사업 차질이 또다시 빚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어 군 당국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집중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우리는 왜 8개월 만에 공동육아를 포기했나

2020년 가을, 권영은씨 아이가 공동육아 어린이집 친구의 손을 잡고 뒷산을 산책하고 있다. 권영은 제공
2020년 가을, 권영은씨 아이가 공동육아 어린이집 친구의 손을 잡고 뒷산을 산책하고 있다. 권영은 제공

2019년 이맘때, 1년 육아휴직 했던 남편이 복귀했다. 아이의 어린이집을 결정해야 했다. 아이가 친환경 먹거리를 먹고 자연에서 놀 수 있었으면 했다. 무엇보다 평등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라나길 바랐다. 일단 가정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면서 부모들이 출자금을 내어 운영하는 ‘협동조합형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평등하고 따스하다고 생각했으나

세 번째로 알아본 곳이었다. 그 어린이집은 집에서 꽤 멀었고, 출자금 900만원(졸업·탈퇴시 반환)에 월 30만원 넘는 조합비(아이행복카드로 지원되는 정부지원금 외)를 내야 했다. 그래도 아이를 그곳에 보내고 싶었다. 설명회 때 보여준 졸업생 영상에서 한 아이가 “사탕(선생님 별명·가명), 나 키워줘서 고마워” 하는데 뭉클했다. 이렇게 평등하고, 따스하다니. 흡족했다. 2020년 봄 아이는 입학했고 어느덧 겨울이 됐다. 우리 부부는 말한다. “홍보가 다였어.”

3살이면 성을 구분한다. 그 무렵부터 아이가 ‘공주’ ‘핑크’를 선호했다. 어린이집 여름 물놀이 사진을 보니 분홍과 파란색으로 남녀 구분이 돼 있었다. 리본, 레이스 옷을 찾는다는 여자아이들을 선생님은 “여자여자~하죠”라고 표현했다. 7살 반을 ‘7살 형님반’으로 불렀다. 원장 선생님은 20년도 더 전에 나온 <모신>(‘엄마가 신’)이란 책을 읽도록 권했다.

아이들이 클수록 성편견에서 벗어나기 힘들지 않을까 걱정됐다. 교사회(교사 전체), 이사회(부모가 홍보·재정·교육·기획 이사가 되어 조합을 이끄는 조직), 부모(조합원)가 공통으로 볼 수 있는 온라인카페 게시판에 ‘성평등 동화책’을 아이들 방에 놓는 것을 제안했다. 조회수는 100회가 넘었지만 댓글은 2개 달렸다.

엄마는 부엌, 아빠는 술집에 모였다

긴 나들이를 가는 날이면 엄마 아빠들이 지원해 아이들 김밥을 쌌다. 출근을 미룬 채 아이를 헐레벌떡 내려놓고 부엌에 가보니, 죄다 엄마들만 모였다. 아빠들은 기술이 필요하거나 힘을 쓰거나 아니면 술자리에서 모였다. 공동육아 밖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성역할로 보였다.

그나마 코로나19로 부모가 참여하는 행사도 적었다. 아이 연령별로 선생님과 부모들이 모이는 방모임도 미뤄졌다. 그러다가 9월 방모임이 오랜만에 잡혔다. 방장이 모임 전날 ‘방모임에 주양육자가 참여해달라’고 전했다. 아빠가 참여한다고 얘기한 두 집은, 한 이사가 메시지를 따로 보내거나 집으로 불러 ‘엄마가 왔으면 한다’고 했다.

방모임에서 원장 선생님은 아이들 김치 먹이는 얘기, 미끄럽지 않은 신발 신기기, 고생하는 엄마 아빠들에게 감사하기 등을 말했다. 주제도 없이 훈계조의 말투로 오랫동안 이어지는 이야기에 나는 난감했다. 다른 엄마들은 어리둥절해하거나, ‘왜 이리 일방적으로 얘기하지’ 생각했단다. 이사의 말도 자꾸 보태졌다. 1시간30분이 흘렀을 때 나는 원장 선생님의 말을 끊었다. 원장 선생님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며 방모임이 끝난 뒤 부모들은 나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교사회의 요청으로 11월 간담회도 열렸다. 방모임 형식과 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은 사라지고, 오로지 원장 선생님의 말을 끊은 내 태도만이 문제가 됐다.

간담회 뒤, 나와 다른 한 가정이 어린이집에서 탈퇴했다. 탈퇴서에 ‘공동육아의 가치·지향·모습에 대해 견해 차이가 있다’고 적었다. 다른 가정도 ‘우리 가족이 생각하는 공동육아와 조합이 추구하는 가치가 맞지 않다’고 썼다.

얼마 뒤 전직 공동육아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어린이집에 아이들 책을 선정하는 교육소위원회가 없느냐고 물었다. 어린이집에 교육소위원회가 있었다면 원장 선생님이 직접 해준 전래동화 인형극 ‘선녀와 나무꾼’에 대해서도 모두가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어린이집 생활 도중 아이들끼리 낸 상처, 사고, 교사의 훈육에 대해 부모로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합 규칙이 공동육아 정신과 맞는지 고민하지 않았을까. ‘전체 공식 회의를 통해 의결된 사항은 민주적으로 따르고 사후에 개별적으로 번복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규칙이 과연 민주적인 것일까도.

좋은 공동육아 어린이집도 많다고 한다. 형태도 다양하다. 최근엔 국공립어린이집이 부모와 운영을 나누다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바꾸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내 경험은 흔치 않은 일일 수도 있다. 그래도 실패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내년 어린이집·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공동육아·공동체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민주적인 의견 개진이 활발한 곳인지,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곳인지 살펴봤으면 좋겠다. 그런 토론 문화가 없는 곳은 경계해야 한다. 교사-이사-부모 사이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는 곳인지 알아보길 바란다. 대다수 구성원의 생각이 어디를 향하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정 능력이 있는지, 아이 교육에 열린 자세로 배워나가는지도 살폈으면 한다. 엄마와 아빠 양쪽을 고르게 육아와 모든 기관 생활에 동참하도록 이끄는지, 아이와 부모가 함께 행복하고 성장하는 공동체인지도 따져봤으면 한다.

이런 팁이 추상적이라면 여러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참여하는 ‘사단법인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과 어떻게 연계하는지를 설명회 때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곳에서 펴낸 책자나 누리집을 보면 코로나 시대 공동체의 어려움, 문제 해결 방식, 다양한 터전의 생활 등을 미리 공부할 수도 있다.

엄마 아빠도 행복한 공동체여야

이제 나는 공동육아 밖에서 내 아이만이 아닌 모든 아이의 건강하고 행복한 육아를 고민한다. 사립유치원 비리와 차별적인 급식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아이들의 안전한 보행권을 요구하는 ‘정치하는엄마들’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한다.

참, 공동육아에서 갑자기 나오게 된 아이는 예전 어린이집으로 돌아가 즐겁게 생활한다. 나온 때가 마침 유치원 신청 시기였고, 운 좋게 당첨됐다. 아이는 내년 3월 국공립유치원 등원을 기다린다. 오늘도 나는 행복하고 평등한 육아를 꿈꾼다.

권영은 반올림 활동가ⓒ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구지법 형사12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중학생 A(15)양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pixabay
대구지법 형사12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중학생 A(15)양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pixabay

법원, 심신미약 인정 집행유예 선고

[더팩트ㅣ윤용민 기자·대구=박성원 기자] 중간고사 성적을 거짓말한 사실이 탄로날까 봐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여중생을 법원이 선처했다.

대구지법 형사12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중학생 A(15)양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안이 중대하지만 A양이 성적에 대한 압박을 받아 우울증을 앓는 등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A양은 지난 6월 21일 오전 4시 40분께 경북의 자택에서 잠을 자고 있던 어머니를 흉기로 두 차례 찌른 뒤 목을 졸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아버지가 어머니의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와 A양을 제지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별다른 후유증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조사결과 A양은 학교성적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받아 오던 중 중간고사 시험과 관련한 거짓말이 탄로날 것이 걱정돼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이 사건 직전 부모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등 극도로 취약한 정신 상태에서 흉기를 휘둘렀다.

A양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학업에 대한 압박을 받아 우울증 등 정신병을 앓았지만 특별한 치료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A양이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했을 때 어머니와 가족들은 그를 질책하며 강하게 몰아붙였다고 한다.

전과는 물론 비행전력도 전혀 없는 A양은 주로 학업에만 전념해왔던 모범생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양은 사건 직후 약 3개월간 입원치료를 받고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증세가 호전된 A양은 어머니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의 범행을 깊이 후회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우울증 등 정신장애를 앓게 된 A양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많이 저하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인 어머니가 자신의 무관심과 잘못된 교육방식을 인정하면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사를 거듭 표시하고 있다”며 “다른 가족들(아버지·언니·고모·사촌오빠)과 담임교사, 학원선생님까지 선도를 다짐하며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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