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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첫 국감 막바지..일부 의원들 행태 눈살
강훈식 민주당 의원, 모바일 게임하다 포착
월성1호기 청와대 개입 여부에 與野 신경전..감사 중지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감장에서 한 의원이 몰래 모바일 게임을 하다가 들통 났기 때문이다. 또 여야 의원들 간 반말과 고성이 오가며 국감장이 아수라장이 됐다.파워사다리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국감 도중 자신의 휴대전화로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국감 도중 자신의 휴대전화로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3년 전에도 국감장서 게임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다른 의원의 질의가 진행되던 중 자신의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동행복권파워볼

하지만 강 의원의 국감 중 ‘게임 삼매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인 2017년 10월 2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 중에도 자신의 휴대전화로 모바일 게임을 하다가 포착된 바 있다. 당시 강 의원은 자신의 질의를 마친 뒤 다른 의원의 질의 시간에 휴대전화로 게임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강 의원은 사과했다. 강 의원은 당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제가 국회에서 모바일 게임을 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두말할 여지없이 제가 잘못한 일입니다. 반성하고 자숙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향후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언론에서, 야당에서, 국민여러분께서 따끔한 말씀 주시고 계십니다. 한 말씀도 빼놓지 않고 새겨듣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송갑석(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감사에서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송갑석(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감사에서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어디서 삿대질” vs “누가 삿대질 했어”

이날 산자중기위 국감장에서는 월성1호기 조기 폐쇄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를 놓고도 여야는 충돌했다. 여야 의원들 간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다 결국 고성에 반말까지 난무하면서 국감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국감시즌만 되면 나타나던 행태가 되풀이된 것이다.파워볼사이트

야당은 월성 1호기 감사 결과로 ‘탈원전 농단’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의 초갑질이 있었다”면서 “대통령은 ‘내 말이 곧 법이다’라는 식으로 탈원전 농단들이 세상에 폭로됐다. 그들의 뒷배는 청와대다”라고 말했다.

여당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맞섰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과의 관계, 청와대와의 관계, 감사보고서에서는 없었다”며 “다른 사람이 들으면 범죄자인 줄”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김 의원이 “동료 의원 질의에 딴지를 거느냐”며 “위원장님한테 의사 진행 발언하세요”고 말하자, 송 의원은 “딴지를 거는 것이 아니라요. 의사 진행 발언 제가 하고 있어요. 어디서 끼어들고 있어”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의원이 “어디서 삿대질이냐”라고 하자, 송 의원은 “누가 삿대질을 했어”라고 말했다. 두 의원의 공방이 격화되자 이학영 산자중기위원장이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그러나 감사 중단 선언에도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은 계속됐다.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던 올해 국감도 막바지에는 ‘옥의티’를 남겼다. 여야 의원들 간 정쟁은 해마다 되풀이된다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나은 국감, 정책 국감이 되길 다시 한 번 기대해본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북한의 만행 확인’ 발표 한달만에 “단언적 표현 써 심려끼쳤다” 사과

서욱 국방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국방부, 군사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국방부, 군사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은 23일 북한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씨를 사살·소각한 사건과 관련해 “(군이) 단언적 표현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밝혔다. 군이 지난달 이번 사건을 발표하며 “북한이 이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소각했다”고 한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여권에서는 군 발표 직후 북한으로부터 “사살은 했지만, 시신을 소각하진 않았다”는 취지의 통지문을 받은 뒤 “군의 발표가 성급했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서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군에서는 사실에 근거한 첩보조차 북한의 발표에 꿰맞추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합참 작전본부장 발표에서 불로 시신을 훼손했다고 했는데 불빛 관측 영상으로 시신 훼손을 추정한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추정된 사실을 너무 단도직입적으로, 단언적인 표현을 해서 국민적 심려를 끼쳤다”고 했다. 서 장관은 박 의원이 ‘늦어지더라도 진실에 가깝게 근거를 갖고 발표하는 것이 좋았겠다는 생각’이라고 하자 “지적하신 대로 첩보를 종합해 가면서 그림을 맞춰가고 있었는데 언론에 나오면서 급해졌다”며 “(소각 관련) 부분을 좀 더 확인하면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법사위 국감 출석한 서욱 - 서욱(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 출석, 박경수 법무관리관과 대화하고 있다. 서 장관은 이날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소각 사건과 관련해 “(군이) 단언적 표현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법사위 국감 출석한 서욱 – 서욱(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 출석, 박경수 법무관리관과 대화하고 있다. 서 장관은 이날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소각 사건과 관련해 “(군이) 단언적 표현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군 당국은 지난달 24일 ‘국방부 입장문’에서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했었다. 당시 군은 “시신에 기름을 부었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발표했다. 서 장관은 사살 사건 발표 당일 시신 소각의 정황 증거 중 하나로 “40분 동안 불빛이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바로 다음 날(25일) “(이씨를) 사격한 후 수색하였으나 침입자는 부유물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며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해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 방역 비상 대책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내자 입장이 난처해졌다. 사살은 했지만 시신을 소각하지는 않았다는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여권에서 “국방부 발표가 섣불렀다”는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정부에서는 “북한의 통지서 내용을 보니 우리 군의 첩보 내용이 부정확하다”고 했고, 군 내부에서는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우리 군 첩보를 다시 꿰맞추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왔었다.

서 장관은 이날 야당 의원들이 군 특수정보(SI)를 언급한 데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수정보 언급은) 매우 부적절한 워딩”이라며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외에 다른 기관이 살펴보고 있다. 군 내 조사와 군 밖 조사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우리 군이 북한 눈치를 보면서 말 바꾸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국제적 비난을 우려한 북한의 해명 통지문에 군이 수집한 정보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습이 되었다”고 했다.

주호영 “정치 가능성 언급, 순수성 왜곡할 수도”
김종인도 “윤석열, 반드시 정치한다 단정 못 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계 진출 가능성에 대해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여권 후보들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춘 인사로 분류되는 윤 총장이 처음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다. 전날 국감장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부하가 아니다”라는 발언 등으로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윤 총장의 부상은 고질적 인물난에 시달리는 야권에 희소식이다.

하지만 윤 총장 발언을 접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윤 총장이 정치를 한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내가 뭐라고 얘기할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윤 총장의) 정치 가능성을 언급하는 건 순수성을 왜곡하는 결과”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불과 이틀 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던 금태섭 전 의원 영입에 여지를 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정치검찰” 공격 빌미 줄 수도

국민의힘이 윤 총장에 대한 정치적 접근에 신중한 것은 우선 현직 검찰총장이라는 점 때문이다. 추미애 장관과 대척점에 서 있는 윤 총장을 국민의힘이 과도하게 띄울 경우 “역시나, 윤석열은 정치검찰”이란 공격의 빌미만 여권에 줄 수 있다. 윤 총장이 내놓는 정부 비판적 메시지나 수사 결과도 ‘사심이 들어간 것 아니냐’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일각에는 “윤 총장이 당에 바로 들어오는 것보다 지금처럼 당 밖에서 여당과 대립각을 세워주는 게 효용가치가 가장 크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수진영을 겨냥했던 윤 총장의 과거 역시 국민의힘이 그를 적극 환영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8월 시작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전까지만 해도 윤 총장은 친여권 인사로 분류됐다. 특히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당시 특별수사팀장이던 윤 총장은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받은 적이 있다”고 폭로해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을 흔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이를 ‘항명’, ‘하극상’이라 비판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이날 윤 총장을 향해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못살게 굴던 사람을 우파 대선 후보 운운하는 것은 아무런 배알도 없는 막장 코미디”라고 비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윤석열(왼쪽) 검찰총장이 23일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왼쪽) 검찰총장이 23일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친윤석열계 태동, 기존 주류세력이 두고 볼 리가”

윤 총장의 ‘진의’가 무엇인지 아직 확실치 않기 때문에 먼저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전략적 판단도 깔렸다. 그가 전날 국감 답변 도중 “정치와 사법이라고 하는 것이 크게 바뀌는 것이 없구나”라며 정치에 회의를 드러낸 것으로 미뤄, “국민께 봉사”란 말 자체가 꼭 정계 입문 그리고 국민의힘을 향한 것이라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종인 위원장도 이날 “퇴임하고 봉사활동한다는 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며 “반드시 정치하겠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윤 총장이 국민의힘과 한배를 탈 경우 당내 역학구도에 미칠 영향도 분분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윤 총장이 야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위인 상태에서 당에 들어온다면 바로 ‘친윤석열계’가 생길 공산이 크다”며 “당 주류인 영남권 인사 등이 가만히 두고만 보겠느냐”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윤 총장이 검찰 수장 출신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혹독한 검증 과정을 통과할 수 있을지 등 모든 게 불투명하다”며 “윤 총장 1인만 바라보다가 윤석열도 놓치고, 다른 주자들도 크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당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 대표 체제의 교훈도 되새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핵능력 축소하면 김정은 만날 것”
핵군축·핵동결 등 ‘중간단계 합의’ 가능성
다만 ‘핵 없는 한반도’ 언급해 ‘바텀업’ 예고
실무진 합의 이뤄져야 정상회담 성사될 듯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자료사진). ⓒ신화/뉴시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자료사진). ⓒ신화/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현지시각) 미 대선 TV토론회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단계적 접근’을 시사했다.

일괄타결 형식의 ‘빅딜’을 고수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북한이 줄곧 원했던 ‘스몰딜’을 통해 북미가 접점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미국 테네시주(州) 내슈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정은과 만나기 위한 조건이 있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핵능력 축소(draw down nuclear capacity)에 동의한다는 조건에서만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면서도 “반드시 핵 없는 한반도가 돼야 한다(The Korean Peninsula should be a nuclear free zone)”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가 ‘핵무기 폐기’ ‘완전한 비핵화’ 등의 표현이 아닌 ‘핵능력 축소’라는 용어를 사용함에 따라 핵군축 등 ‘중간단계 합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핵 없는 한반도’를 언급한 만큼, ‘비핵화 로드맵’ 등 일정 수준의 합의를 이룬 뒤 정상회담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바탕으로 비핵화를 추동하는 탑다운(top-down) 전략을 취했다면, 바이든 후보는 실무진간 협의를 거친 끝에 정상회담에 이르는 바텁업(bottom-up) 협상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이든 후보는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세 차례나 ‘폭력배(thug)’라 칭하며 정상 간 친분을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과 온도차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다른 나라 지도자들과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는 “유럽을 침공하기 전까지 우리는 히틀러와 좋은 관계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배를 좋은 친구라 부른다. 북한을 합법화(legitimize)해줬다”고 꼬집었다.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벌여 ‘폭력배 국가’에 정당성을 부여해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미 대선 최종 토론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미 대선 최종 토론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오바마 3기’ 아닌 ‘클린턴 3기’?
“美 민주당, 韓 정부 입장 고려할 것”

바이든 후보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단계적 접근을 시사함에 따라 대북협상에 있어 트럼프 행정부보다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 집권 시 ‘오바마 3기’, 즉 ‘전략적 인내’ 회귀 여파로 남북미 장기 교착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해왔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로 ‘클린턴 3기’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클린턴 행정부는 한국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을 상당 부분 수용하며 대북협상에 적극성을 띤 바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바이든 후보 당선 시 “오바마 3기로 접근할 수도 있지만 클린턴 3기가 될 가능성도 있어 예단은 안 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미국과 얼마나 긴밀하게 소통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은 “(미국) 민주당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 정부 입장에 많은 비중을 둬왔다”며 “바이든이 당선되면 한국 정부 독자 대북사업에 좀 더 여유를 줄 수도 있다. 북한이 일정 수준의 핵무기 폐기 등으로 명분을 제공하고 한국 정부가 설득에 나서면 (트럼프보다) 바이든이 훨씬 쉽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자료사진). ⓒ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자료사진). ⓒ조선중앙TV 갈무리

바이든, ‘자기색깔’ 낼 가능성
“‘핵보유 北’ 인정으로 이어질 수도”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이전 정권을 답습하기보다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노선을 정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미국) 민주당이 클린턴·오바마 집권 16년 동안 북한을 상대하며 얻은 노하우가 있다”며 “북한에 대한 (미국) 민주당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북한이 과거와 달리 핵을 보유하게 된 환경도 감안해야 한다. 정권을 잡으면 자기 색깔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전 원장은 “오바마 3기도 클린턴 3기도 아닌 바이든 1기가 될 것”이라며 “대북제재는 유지하되 ‘바텁업’ 접근을 통해 핵동결 수준의 중간단계 합의를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핵을 가진 북한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우리에겐 안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현지시rkr) 미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선 TV토론 중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현지시rkr) 미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선 TV토론 중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데일리안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민주적 통제 거부한 ‘항명’ 판단..민주당 “정치행위” 맹공
국민의힘은 지휘권 박탈 위법 이유로 “추 장관 고발” 반격
청와대 “문 대통령 비공개 메시지 공개” 불쾌..대응은 자제

[경향신문]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새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새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낸 다음날인 23일 정치권에선 여진이 계속됐다. 여당은 윤 총장의 언행이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거부하는 사실상 ‘항명’으로 보고 맹공격을 퍼부었다. 야당은 윤 총장 발언을 동력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발을 추진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청와대는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면서도 공식 언급은 자제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검찰총장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윤 총장이 전날 국감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위법하다” “검찰총장은 장관 부하가 아니다” 등 맞선 것에 격앙된 비판을 쏟아냈다. 이낙연 대표는 “대통령 판단도 부정하고 민주주의 기본원칙도 무시하는 위험한 인식”이라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검찰을 성역화된 신성불가침의 권력기관으로 바라보는 검찰총장의 인식이 우려스럽다”고 거들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윤 총장이 정치행위를 하며 검찰 조직을 상처내고 흔들고 있다”고 했다. 의원들도 “참담하다”(김남국) “안하무인”(유기홍) 등 비판을 이어갔다.

여당의 윤 총장 비판은 검찰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논리로 이어졌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지 검찰공화국이 아니다. 검찰총장의 검찰중심주의는 공수처 필요성만 강조해 줄 뿐”이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공수처가 더 시급해졌다. 관련 입법절차를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게 준비하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총장의 반격을 앞세워 추 장관 사퇴 공세에 바짝 고삐를 죄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감 대책회의에서 전날 ‘부하’ 논란과 박순철 남부지검장 사의를 언급했다. 그는 “추 장관 말대로 검찰총장이 법무장관 부하라면, 부하 두 사람에게 들이받히는 수모를 겪은 것”이라며 “부하들로부터 ‘당신 위법이다’라고 들이받힌 것이니 부끄러워서라도 그만둬야 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영화 대사를 인용해 “고마해라, 마이 했다 아이가”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다음주 초 추 장관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것이 위법이라는 이유에서다. 당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내부 논의를 거치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초 고발장을 접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윤 총장의 거침없는 발언들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청와대가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했음에도 윤 총장이 “위법” “부당”하다고 지적한 것은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반박으로도 비치기 때문이다. 윤 총장이 ‘문 대통령이 임기를 지켜달라고 했다’고 공개한 데에도 “정치행위 아니냐”며 불쾌하다는 기류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실이라 하더라도 대통령의 비공개 메시지를 국감장에서 그런 식으로 공개하는 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윤 총장 발언에 대한 공식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윤 총장 거취 문제에도 “할 말 없다”(청와대 고위관계자)며 말을 아꼈다.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말을 보탤 경우 정치적 논란만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형규·심진용·이주영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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