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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어디까지 밑바닥을 봐야 할까. 힐링 로맨스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범죄 스릴러 장르가 돼 버렸다. 이 드라마는 사이코여서 안 괜찮았다.파워볼게임

지난 6월 30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연출 고재현, 박봉섭/극본 이수하) 23~24회에서는 정재혁(이지훈 분)이 우도희(서지혜 분) 집 무단 침입범으로 밝혀졌다. 정재혁은 우도희가 집을 비운 사이 몰래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와 가재도구를 부쉈다. 이후 집에 돌아온 우도희는 피가 잔뜩 묻은 채로 “(현관) 비밀번호가 같더라. 그래서 예전으로 돌아간 거 같았다”며 횡설수설하는 정재혁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런 정재혁의 민낯은 우도희는 몰랐지만 시청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앞서 정재혁은 우도희와 가까워지고자 일부러 조명 나사를 헐겁게 풀어놔 진노을(손나은 분)을 위험에 빠트린 적도 있고, 분명 우도희가 집에 두고 갔던 김해경(송승헌 분)의 명함을 본인이 지니고 있는 모습으로 스토킹을 암시한 바 있다. 이날 정재혁의 민낯을 여실히 느낀 우도희는 “정신이 어떻게 된 거냐”며 사건을 문제 삼지 않는 대신 병원 상담을 권했다. 우도희가 느낀 감정은 상황에 대한 공포이기도 했고 한때 사랑했던 사람의 밑바닥에 대한 참담함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재혁의 범죄를 능가하는 행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재혁은 우도희가 현재 만나고 있는 김해경을 찾아가 “나는 우리 아버지처럼 그러지 않을 거다. 도희 끝까지 지킬 거다”라는 무서운 집착을 보여준 뒤 “설마 의사가 환자를 거부하는 거냐”고 협박했다. 정재혁은 의학 전문 기자였고 앞서 키에누(박호산 분)도 비슷한 방식으로 곤란에 빠트린 적이 있는 탓에 의사의 약점은 너무나 잘 알았다. 이후 정재혁은 알 수 없는 말로 김해경을 자극, 기자와 우도희에게 김해경이 자신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청자들은 이런 정재혁의 도넘은 행동에 피로감을 호소했다. 어린시절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상처 많은 서사는 잘 알겠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빌런화 될 필요가 있냐는 의문이었다. 하다 하다 이제는 스토킹까지 일삼는 정재혁이라는 캐릭터는 힐링 로맨스 드라마를 표방하는 ‘저녁 같이 드실래요’와 지나치게 결이 달랐다. 정재혁만 등장하면 마음이 답답해졌고 정재혁이라는 인물 하나로 드라마는 장르까지 넘나들었다.

사실 정재혁이라는 인물이 가진 이면은 예견돼 있었다. 극 초반 정재혁을 바라보는 키에누의 시선에서 두 사람의 악연이 암시됐기 때문. 이후 슬슬 키에누와 정재혁의 만남이 이뤄지며 그 비밀은 풀려가는듯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 키에누와 정재혁 간의 악연도 정재혁이 얼마만큼의 빌런인지를 설명하는 요소로 그쳤다. 극의 큰 전환점인줄 알았던 반전은 정재혁이란 인간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설명하는 장치에 불과했고 그렇게 사건은 전부 사라지고 정재혁이라는 인물만 남았다. 이제 시청자들의 뇌리엔 두 주인공의 로맨스보다 ‘빌런 정재혁’이 더 깊숙하게 박혔다.

이처럼 더 이상 풀어갈 사건은 없고 풀어낼 인물만 남은 탓일까. 정재혁의 행동은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그리고 이 정재혁을 견뎌내야 하는 건 우도희, 김해경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힐링 로맨스를 보고 싶던 시청자들은 어느새 정재혁의 범죄물인지 성장물인지 애매모호한 장르를 보게 됐다. 이에 시청자들은 “로맨스를 찾아볼 수가 없다” “드라마에 아무 내용이 없다” “정신 건강에 나쁜 드라마”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그래도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송승헌, 서지혜, 이지훈, 손나은이라는 신선한 조합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은 결과, 연이은 혹평 속에서도 꿋꿋이 월화극 시청률 1위를 지켜내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 그래프만 놓고 봤을 땐 기존 시청자들의 외면도 부정하기 어려운 바, 이제는 정말 돌파구를 찾아야 할 시점이 아닐까.

36부작으로 총 12회를 남겨둔 ‘저녁 같이 드실래요’가 정도를 지키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해소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BS2TV '영혼수선공'에서 열연 중인 배우 하영이 30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6.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KBS2TV ‘영혼수선공’에서 열연 중인 배우 하영이 30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6.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배우 하영에게 KBS 2TV ‘영혼수선공'(극본 이향희/ 연출 유현기)은 의미가 컸던 작품이었다. 지난해 방송된 KBS 2TV ‘닥터 프리즈너’에서 나이제(남궁민 분)의 동생 나이현 역을 연기하며 데뷔한 하영은 ‘영혼수선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존재감을 각인시켰기 때문이었다.동행복권파워볼

하영은 ‘영혼수선공’에서 정신건강의학과 레지던트 2년차 전공의 강누리 역을 연기하면서 자존심 강한 의사를 표현했다. 특히 극 중반 불법 촬영 사건인 ‘도촬사’ 사건의 피해자가 되는 인물을 그려내면서 하영은 피해자의 복잡한 심리묘사와 트라우마를 극복해가고자 노력하는 인물의 모습을 탁월하게 그려내며 눈길을 끌었다.

이화여자대학교와 뉴욕 SVA(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미술을 전공하다 배우의 꿈을 키워 데뷔를 이루게 된 하영. ‘영혼수선공’에 이어 MBC에브리원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 출연을 앞두고 있는 하영을 만나 ‘영혼수선공’의 종영소감과 데뷔 2년차 신예의 남다른 포부를 들어봤다.

KBS2TV '영혼수선공'에서 열연 중인 배우 하영이 30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6.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KBS2TV ‘영혼수선공’에서 열연 중인 배우 하영이 30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6.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N인터뷰】②에 이어>

-미술을 공부하다가 연기를 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제가 되게 오랫동안 미술을 했다. 초등학교 5학년때 시작했다. 그때는 한자리에 못 앉아있었다. 그래서 부모님이 음악도 시켜보고 했는데 미술을 하니깐 제가 세시간 네시간 앉아있더라. 그렇게 미술을 쭉 하게 됐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영상매체에 관심이 생기면서 영상매체 쪽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대학원을 미국에서 다니다가 연기를 시작하게 됐는데 영상 작업을 많이 시도하기도 했다. 미술은 재료를 매개체로 나의 얘기를 하는 거라면 연기는 내 몸 표정을 매개체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거였다.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연기하는데 정말 짜릿하더라.

-실제 성격은 어떤가.

▶전 굉장히 밝은 편이다. MBTI도 ENFP다.(웃음) 주변 친구들은 저보고 사모예드 같다고 말한다. 골든 리트리버 같은 성격이라고도 하더라. 사람을 좋아하고 금방 친해지고 싶어하고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생긴 걸로는 레서판다를 닮았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롤모델이 되는 배우가 있나.

▶롤모델이라기 보다는 닮고 싶은 배우는 전여빈 배우다. 정말 좋아한다. 연기볼 때마다 공감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저도 진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중요한 것들을 꾸밈없이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난해 데뷔해 활동 2년 동안 어떤 점을 많이 느꼈나.

▶솔직하게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최선을 다했는데 왜 안 되지 했다. 저보다 10배 20배를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고 타고나신 분들이 많고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항상 나한테 만족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장한 부분은 현장에서 조금 덜 주눅들고, 뭔가 궁금한 점이 있을때 빨리 물어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는 거다. 이렇게 긴 호흡으로 작품을 하면서 현장에 자꾸 가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겼다. 그게 2년 동안의 변화였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저는 유기농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이건 연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각했던 말인데 건강한 배우가 되고 싶다. 저는 드라마나 영화나 소설이나 스토리가 있는 예술을 통해서 치유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공감이나 영감을 받기도 했는데 그런 것에 일조할 수 있는 배우가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KBS2TV '영혼수선공'에서 열연 중인 배우 하영이 30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6.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KBS2TV ‘영혼수선공’에서 열연 중인 배우 하영이 30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6.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앞으로 꼭 연기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

▶사실 장르는 드라마라고 해야겠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다루는 걸 좋아한다. 판타지적인 것도 좋아하는데 ‘죄많은 소녀’ 영화도 좋아하고 ‘밀양’ 같은 작품을 좋아한다. 현실에 기반을 둔 작품을 하고 싶다.

-출연을 앞두고 있는 웹드라마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나.

▶전보라라는 역할로 촬영하고 있는데 보라라는 캐릭터는 교포 출신이다. 굉장히 적극적이고 능동적이고 보수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그래서 스타일적으로 변화를 주려고 하고 있다. 아마 강누리와는 다른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밝고 농담도 잘하고 열려있는 캐릭터다.

-‘영혼수선공’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영혼수선공’은 첫사랑일 것 같다. 저에게는 가장 오래 나온 첫 작품이다. 1회부터 16회까지 같이 했으니깐 이별을 한 듯한 허전한 마음이 들더라. 연기 인생에 첫사랑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영혼수선공’의 시청자분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영혼수선공’을 봐주신 분들에게는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아직 안 보신 분들에게는 ‘영혼수선공’은 위로 받고 공감 받을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친 일상에 반창고 같은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서울경제] 판소리 명창으로 유명한 이봉근에게 7월 1일은 특별한 날이다. 영화배우로의 새로운 도전을 앞둔 그의 목소리는 긴장보다는 흥분된 떨림에 가까웠다. “진짜 복 받은 것 같다, 이봉근의 인생영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는 영화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났다고 즐거워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봉근은 ‘서편제’의 뒤를 잇는 우리 소리영화 ‘소리꾼’을 소개하며 자신의 인생과 닮아있는 인물을 연기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극중 사라진 아내를 찾아 나서는 소리꾼 ‘학규’를 연기한 그는 동료 배우의 권유로 오디션에 지원해 주연을 따냈다.

“심사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지원자로 오디션장에 들어간 것은 오랜만이라 아주 떨렸어요. 연극이나 뮤지컬 연기가 아닌 스크린 연기를 선보여야 하기에 자신감도 떨어졌고 불안하기도 했죠. 제 나름대로 연구를 해갔지만 결국 파르르 떨면서 연기를 했어요. 제 바닥을 보여드린 것 같았는데 심사위원들은 그 과정에서 학규란 인물의 눈빛을 봤다고 얘기해주시더라고요.”

연극과 뮤지컬 연기는 경험이 있었지만, 스크린 연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발성의 힘을 조절해야 했고, 형식보다 감정 전달을 우선순위로 생각해야 했다. 체계화된 연기를 해왔던 그에게 스크린 연기는 그렇다 할 법칙이 없는 것처럼 느껴져 막막하기도 했다. 학규라는 인물을 받아들이면서 그는 인물 자체에 집중했다. 소리꾼으로 삯을 받아먹고 사는데 공연이 적게 열리다 보니 가장 역할을 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아내 갓난(이유리)이었고, 그는 아내에게 의존적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말수도 적은, 결국 자신의 감정을 소리로 분출하는 인물을 만들어냈다.

“아내가 납치당하고 가정에 위기가 닥쳤을 때 자리를 비웠던 학규는 본인 스스로 용납되지 않고 늘 자책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 더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말도 적어지고. 학규는 억제된 감정을 표출하는 수단이 소리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또 고생하는 딸아이를 보며 자신도 힘을 내기 위한 도구로 소리를 한 것 같아요.”

“촬영을 준비하면서 사극영화를 20편 가까이 봤어요. 연기를 다 따라 해봤는데 사람마다 연기하는 법이 다 달랐어요. 사극 연기 톤을 하는 게 굉장히 편하긴 해요. 판소리에서 쓰는 ‘아니리’조로 대사를 하면 편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어요. ‘천민인 학규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생활연기를 해야 되겠구나’라고 깨달았어요.”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소리꾼 이봉근과 배우 이봉근으로 작품을 대했을 때의 차이점이 분명해서 오히려 혼돈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지만 조정래 감독은 이봉근에게 확실한 믿음이 있었다.

“소리꾼 이봉근으로서 심청가에 대해 너무 빠삭하게 알고 있으니 형식화된 연기가 나올까 두려웠어요. 감독님과 학규에 대한 인물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학규스럽게 하라’고 이야기하셨어요. 저한테 ‘학규의 모습이 있기에 본인이 한 번 들여다보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죠. 저도 소리꾼의 삶을 살다 보니 그런 시각에서 말씀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봉근은 대학 시절에도 연극 몇 작품을 접했고, 국악 뮤지컬 ‘타르’에서도 연기를 하는 등 여러 작품을 접하는 과정에서 연기에 대한 재미를 찾았다. 20대 후반까지 꿈을 키웠으나 생계에 부딪히면서 꿈을 접게 됐다. 음악에 더 집중하게 됐고, 그 와중에 운명처럼 이번 작품과 인연이 닿았다.

“첫 영화라서 좋아요. 앞으로 쌓을 게 많고, 이제는 열심히 하면 저를 관심 있게 봐주시는 분들이 생기지 않을까요? 아무리 연기를 열심히 해도 대중의 관심을 못 받는 것만큼 슬프고 힘든게 어디 있겠어요. 대중의 질타든 칭찬이든 감사한 일인데, 다음 행보에 있어 분명 관심을 가져줄 거라고, 지켜봐주실 거라고 생각하니까 힘이 나요.”

‘영화’라는 새로운 행보를 걸을 수 있어 신이 난다는 그는 연기에 밑천이 없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연극이든 드라마든 자신을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다 해보고 싶다는 각오다.

“국악 소리가 송만갑 선생님은 ‘소리꾼은 포목상과 같아서 손님이 비단 달라고 하면, 비단을 주고 광목 달라면 광목을 줘야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대중이 원하는 색을 제시했을 때 들려드리는 게 소리꾼의 입장인데 연기자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분명 계실 거고, 이번에 주연을 했다 해도 단역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판소리를 배제한 연기도 하고 싶어요. 제대로 된 연기를 오롯이 보여드릴 수 있는 배역을 만나서 지금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현대극이어도 좋고, 사극이어도 좋고, 다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음악을 할 때도 스스로 한계를 두는 것 자체를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연기에도 한계를 두지 않을 생각이에요.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놀면 뭐하니?’ 출연에 실시간 검색어 1위 등극
이효리가 찍은 ‘뉴트로 장인’..이미 유튜브 스타로 이름 날려
“순수하고 행복한 90년대 감성에 끌려”
강다니엘, 엑소 수호와 작업..올라운드 플레이어가 꿈

‘뉴트로 장인’으로 불리는 박문치는 보컬이 아닌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대중의 주목을 받은 이례적인 뮤지션이다. 최근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 ‘이효리 픽’으로 눈도장을 찍으며 전국구 스타가 됐다.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뉴트로 장인’으로 불리는 박문치는 보컬이 아닌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대중의 주목을 받은 이례적인 뮤지션이다. 최근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 ‘이효리 픽’으로 눈도장을 찍으며 전국구 스타가 됐다.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지코의 ‘아무 노래’에 90년대 감성을 입혔다. 감탄이 이어졌다. “왜 문치 문치 하는지 알겠네.”(유재석) 유튜브를 탈출한 ‘뉴트로 장인’의 주말 예능(‘놀면 뭐하니?’) 나들이는 파장이 컸다. 실검 1위는 기본이었다. “90년대 음악을 가장 잘 소화하는 프로듀서”라는 한 마디에 ‘이효리 픽’으로, 소위 말해 ‘떴다’. 하지만 난데 없이 튀어나온 신인가수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이미 온라인에선 멋과 재미 좀 아는 ‘신박한’ 뮤지션으로 이름을 날렸다. 황량한 한강 고수부지를 배경으로 ‘옛날 필터’를 입힌 ‘네 손을 잡고 싶어’ 뮤직비디오엔 신종 댓글놀이가 이어진다. “박문치씨 이민 가셔서 지금은 LA한인타운에서 일식집 하신다네요.” 박문치가 응답했다. “ㅋㅋㅋㅋㅋ 아 저 한국살거덩여?????”파워볼엔트리

시간을 넘나들며 등장한 박문치(본명 박보민·24)는 요즘 가장 ‘힙’한 뮤지션의 반열에 올랐다. 최근 홍대 인디거리에 위치한 레이블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에서 만난 박문치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며 근황을 들려줬다. 유재석 이효리 비가 뭉친 혼성그룹 ‘싹쓰리(SSAK3)’의 데뷔곡에도 공모했고, 이들이 다시 부른 듀스의 ‘여름 안에서’ 프로듀서로도 이름을 올렸다. “하루에 1~2시간을 자며 작업 중”인 날들이다.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박문치는 최근 몇 년 사이 불어닥친 ‘뉴트로(새로움(New)과 복고(Retro)의 합성어) ’ 열풍의 ‘선구자’ 격이다. 그가 대중 앞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17년. 당시 본명 박보민으로 ‘울희액이’를 발표했다. 복학생의 심경을 담아낸 이 노래가 ‘뉴트로 장인’의 1호 작업물. ‘울희액이’는 SNS를 타고 회자되며 이슈가 됐다. “유통사도 없이 혼자 만들어 낸 앨범이었는데 온라인 유머 페이지에 퍼지면서 이슈가 됐어요.” 박문치는 “첫 앨범치고 반응이 괜찮았다”고 했지만, 10~20대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이름은 그때 바꿨다. 키우던 강아지인 ‘뭉치’의 이름을 바꿔 ‘문치’로 했다. 실패 없는 도전기의 시작이었다.

“90년대엔 다양하고 과감한 것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한테는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그 시대를 알기는 하지만, 직접 겪지는 못했잖아요. 자세히 들여다 보니 굉장히 신선하고 매력적이었어요. 무대 매너도 지금과는 너무나 느낌이 달랐고요.”

박문치의 음악은 복합적이다. 시티팝이나 뉴잭스윙 등의 장르 구분은 무의미하다. 음악 색깔은 기본, 동묘 구제숍을 돌며 그 시절 패션을 완성했고,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는 공간까지 발품 팔아 찾아냈다. 한 땀 한 땀 담아낸 20세기 감성이다. “90년대 정서에서 가장 끌렸던 것은 순수와 행복이었어요. 모든 곡이 행복한 건 아닌데, 콘셉트가 확실하더라고요. 지금은 모든 걸 돌려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슬프면 울고 소리 지르는 일차원적인 표현, 아니면 아예 댄스로 만드는 식의 표현 방식이 마음에 들었어요. 지금 이런 걸 하면 어떨까, 재밌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시작이었어요.”

[MBC ‘놀면 뭐하니?’ 캡처]
[MBC ‘놀면 뭐하니?’ 캡처]

그의 음악이 특별한 것은 90년대 감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다는 데에 있다. 분명 과거를 소환했지만, 2020년의 일상이 무심하게 들어앉았다. 90년대 혼성그룹의 상큼발랄함을 전면에 내세운 ‘널 좋아하고 있어’엔 ‘널 많이 좋아한다고 네게 카톡카톡 하고 싶어’라는 ‘요즘 문물‘도 등장한다. 직설적인 90년대 표현 방식에, 현재의 통신 수단을 빌려왔다.

“그 시대를 살았던 분들 중에선 이게 무슨 90년대 노래냐는 이야기도 하세요.” 박문치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이건 90년대 노래가 아니에요. 단지 그 시절의 느낌을 가지고 싶은 요즘 노래예요. 카톡 가사를 썼던 것도 요즘 노래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였어요.”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따로 있다. 박문치 역시 가장 끌렸다는 행복한 감정과 순간을 한 곡에 담아내는 것이었다.

“박문치로 낸 음악은 무조건 재밌고, 행복한 걸 하고 싶었어요. 음. 사실 제가 잘 생긴 남성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돌처럼 예쁜 여성도 아니고, 어떤 간지 나는 포인트를 잡아서 할 자신도 없었고요. 그냥 내 음악은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서 최대한 재밌게,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싶었어요. 재밌는 걸 하다 보니 뉴트로를 하게 된 거예요. 지금 제일 재미있는게 이거니까요.”

박문치가 지금의 음악 스타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엔 부모님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아버지는 ‘올드팝 마니아’였고, 한 때 7080 라이브 클럽을 운영했던 어머니는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섭렵한 음악광이었다. 한영애부터 라틴 음악까지 즐겨 듣던 다양한 음악 취향은 박문치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준 계기였다. 음악을 시작한 건 초등학교 때였다. “남들 다 하는 클래식 피아노도 했고, 초등학교 3학년 땐 리코더 합주단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때 합주의 즐거움도 알게 됐죠.” 그러다 색소폰을 배우라는 엄마의 말에, “아저씨 같다”며 기타로 방향을 전환했다. 연주자로도 재능이 뛰어났다. 기타 선생님은 전공을 하라고 했지만, 박문치의 생각은 달랐다. “어차피 음악을 할 거면 작곡 전공을 하는게 낫지 않겠냐”고 했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해요. 제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하고 생각을 했는지.”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지금은 ‘뉴트로 장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박문치의 역량이 ‘뉴트로’에만 머물진 않는다. ‘요즘 음악’에도 손길이 닿고 있다. 가수 강다니엘의 ‘인터뷰(Interview)’, 그룹 ‘엑소’ 수호의 솔로곡 ‘사랑, 하자’, 대세 알앤비 가수 죠지의 ‘바라봐줘요’에도 참여했다.

“사실 뉴트로로만 너무 이미지를 굳히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제가 유명한 분들의 곡을 작업한 후에 이슈가 됐어요. (웃음) ‘사랑, 하자’가 1위를 했던 그날은 제 생일로 지정하겠다고 했어요. 박문치로 낸 건 아니지만, 현시대에 맞는 곡으로 작곡가로서 최고의 성적을 낸거잖아요. 여러 아티스트와의 작업을 통해 보여주는 또 다른 활동이 제가 꿈꾸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의 모습이에요.” 대세 뮤지션들의 러브콜을 받는 만큼 언젠가는 크러쉬와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마음도 전했다. 자신과 같은 ‘재미 추구형’ 뮤지션일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재미 추구에 열려있는 분 같아 재밌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박문치가 걸어가는 길에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지금은 뉴트로에 ‘꽂혀’ 있지만, 몇 년 뒤 그의 이름 앞엔 새로운 음악 장르가 붙을지도 모른다. “그때 다른 게 재밌으면 다른 걸 들고 나올 거예요. 제 음악은 ‘열린 결말’이라고 해두고 싶어요. 제가 고집을 부리는게 아니라, 듣는 사람의 몫인 거죠.”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오종혁은 온전히 무대에 몰입해 로저의 삶을 살아간다. 뮤지컬 ‘렌트’에서 음악가이자 에이즈 환자 로저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죽기 전 텅 빈 삶을 구원해줄 마지막 노래를 남기기 위해 고뇌하는 인물이다.

오종혁은 로저가 과거의 자신과 닮았다고 털어놓았다. 1999년 클릭비로 화려하게 데뷔하고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그는 스스로 암울한 삶이라고 말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지나왔다.

“병에 걸리고 죽어가는 것 외엔 예전의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아요. 모든 게 부정적이고 주변에서 어떤 말을 해줘도 들리지 않는 시기였어요. 공연계에 처음 들어올 때 2, 3주간 아무것도 안 했어요. 구석에 등을 붙여서 가만히 대본만 넘겼어요. 내가 여기 왜 와 있는 거지 싶었거든요.

저도 인정할 정도로 암울한 삶이었어요. 주변에 사람이 다가오는 걸 꺼렸어요. 친하다고 생각한 관계자, 스태프, 배우들이 ‘넌 우리와 안 친해지고 싶어 하잖아’라고 말해 굉장히 당황했죠. 그만큼 닫혀 있었고 사람들을 밀어냈어요. 가요계에 있을 때도 대기실에 한 두 팀이 같이 있는 게 불편해서 항상 차에 있었어요. 순서가 되면 무대에서 노래하고요. 굳이 웃어야 하는 게 힘들었고 사람과 마주치는 게 힘들었어요. 그때의 저와 로저가 가장 비슷한 거 같아요. 그때 가진 감정이 앤디 연출의 눈에 보였던 것 같아요.” 


현재의 그는 많이 달라졌단다.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서글서글한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요즘의 저와는 그다지 닮은 부분이 없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변한 것 같아요. 좋은 사람인 걸 표현하고 어딜 가도 바보가 된 것처럼 헤헤거리는데 오히려 그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순간들이 좋고 즐거워요. 아직도 어떤 분들은 너는 가만있으면 슬퍼 보인다고 하세요. 저는 기분이 좋은데. 사람들과 있을 때 너무 즐거워요. 연습할 때 이 사람을 알아가는 게 즐겁죠.”

오종혁은 극 중 로저처럼 20대 청춘을 지나오며 힘든 일을 겪었다. 과거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사건으로 클릭비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됐고 사기도 당하고 살던 집에서 쫓겨나고 배신도 당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그는 달라졌다. “돌이켜보면 값진 경험”이라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내보였다.  

“사람, 재산 등을 다 잃은 시기여서 그때 기억은 악밖에 없었고 가장 바닥임을 느꼈어요. 찜질방에서 6개월 이상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고 숨어 지내다 어느 날 내가 뭐 하고 있지 했어요. 이 삶보다 나아지자는 생각이었죠. 지금 생각하면 그럴 때도 있었지 해요. 자존감이 모든 게 낮았던 시기여서 그때 기억을 잘 떠올리지 않으려고 해요. 24, 25세에 겪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보면 선물이에요. 지금 나이에 그랬으면 다시 못 일어났을 거예요. 모든 걸 이뤄내고 그런 시기가 왔다면 못 일어났을 것 같거든요. 그 시기를 빨리 겪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게 된 것 같아요.” 


오종혁은 2008년 ‘온에어 시즌2’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뮤지컬 ‘그날들’, ‘블러드 브라더스’, ‘노트르담드파리’, ‘공동경비구역 JSA’, ‘쓰릴미’,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명성황후’ 연극 ‘프라이드’, ‘킬미나우’, ‘킬롤로지’ 영화 ‘무수단’, ‘치즈인터트랩’ 드라마 ‘기타와 핫팬츠’, ‘힐러’ 등 다방면에 활동 중이다. 클릭비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연기자로 자신만의 입지를 다졌다. 

“저는 배우가 익숙한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가수라고 해주시더라고요. 싫은 게 아니라 가수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에 민망해요. 평생 배우를 하고 싶어요. 10년 넘게 해오고 있음에도 항상 새롭고 설레요. 연기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해야 하나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개인적인 만족감이나 포만감이 커요. 나이가 들어도 연기를 계속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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